어제 오랜만에 고중량 운동을 하면서 든 생각입니다.
한동안 고중량을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부상 위험도 있고, 준비에 시간이 많이 걸리니까요. 장비 챙기고, 몸을 충분히 데우고, 관절 풀고, 가벼운 무게부터 자세를 반복하며 차근차근 올라가야 합니다. 바쁘다는 이유로 자연스럽게 멀어졌습니다.
그런데 요즘 몸 여기저기가 자꾸 아팠습니다. 왜 그럴까 생각해 보니, 근육량은 크게 변하지 않았는데 근신경계 연결이 약해진 건 아닐까 싶었습니다. 테니스도 치고 농구도 하지만, 무게를 한계까지 들거나 숨이 끝까지 차오를 때까지 달리는 경험, 몸의 맥시멈까지 가보는 경험은 요즘 거의 없었거든요.
그래서 어제 다시 무게를 들어봤습니다.
예전엔 가볍게 반복하던 무게가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세트 수도 횟수도 한참 줄여야 했습니다. 그런데 자극이 아예 달랐습니다. “아, 이렇게 연결되는 거구나” 하는 감각이 확실히 왔습니다.
그리고 운동을 마치고 나서, 요즘 제 마음에 대한 답도 같이 찾은 것 같았습니다.
요즘 가끔 나약해졌다고 느낍니다. 예전에 한참 빡세게 할 때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일인데, 왜 이렇게 힘들어하지?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일이 무거워진 게 아니었습니다.
제 자극의 역치가 낮아진 것이었습니다.
예전엔 한계까지 가는 순간이 종종 있었고, 그걸 버텨냈기 때문에 자신감도 있었습니다. 그런 순간이 줄어드니 역치가 조금씩 내려가고, 그러다 보니 별것 아닌 일도 스트레스가 되고 별것 아닌 일도 힘들어집니다. 몸이 무게를 잊어버리듯, 마음도 버티는 법을 잊어버리는 거죠.
그래서 답은 힘든 일을 피하는 데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가끔은 일부러 끝까지 가봐야 역치가 유지됩니다.
한계까지 가보면 세 가지를 얻습니다.
먼저, 내 한계가 어디인지 알게 됩니다. 머릿속으로 짐작하던 한계가 아니라 실제로 부딪혀 본 한계입니다.
다음으로, 어디까지가 안정적인지 알게 됩니다. 끝을 한 번 찍어봐야 평소에 어느 정도로 가면 무리가 없는지, 그 선이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자신감이 생깁니다. 끝까지 가서 버텨본 경험은 “이 정도는 할 수 있다"는 감각으로 남습니다. 그 감각이 쌓여야 웬만한 일 앞에서 흔들리지 않습니다.
운동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일도, 공부도, 책임도 마찬가지입니다. 끝까지 가보면 신경계가 연결되듯 무언가가 생깁니다.
저는 목표를 세울 때 늘 신체·정신·영적·사회적 네 가지를 봅니다. 이번엔 이 네 영역 각각에서 끝까지 가보려 합니다. 한 주제로 책을 여러 권 읽고 행동까지 연결해 보는 것. 신앙생활을 더 신실하게 끝까지 해보는 것. 관계를 더 깊고 체계적으로 가꾸는 것.
어제 무게가 제 신경계를 다시 깨웠듯이, 이번엔 삶의 다른 영역도 한 번씩 깨워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