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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 삼성전자 · 2017–2024

해외 연구소의 선행기술을 제품으로 잇는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만들었고, 상용화 비율은 해마다 높아져 절반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알아두면 좋은 배경

농사로 치면 올해 거둘 곡식이 아니라 몇 년 뒤에 심을 씨앗을 고르는 일입니다. 선행기술은 지금 팔리는 제품이 아니라 2~5년 뒤 제품에 들어갈 기술을 말합니다.

좋은 씨앗을 고르려면 먼저 많이 모아야 하고, 단계마다 걸러야 합니다. 그래서 이 과정을 파이프라인이라고 부릅니다 — 입구에 후보를 넓게 넣고, 발굴 → 검토 → 착수 → 중간 점검 → 제품팀 이관의 관문(Stage-Gate)을 지나며 소수만 끝까지 갑니다.

후보를 찾는 길은 크게 둘입니다. 대학·스타트업·연구기관처럼 바깥에서 찾는 개방형(오픈 이노베이션)과, 회사의 제품 로드맵에서 거꾸로 짚어 꼭 필요한 기술을 정해 찾는 전략형입니다. 개방형은 뜻밖의 기회를, 전략형은 확실한 쓸모를 줍니다.

기업에서 왜 중요한가

  • 돈이 흩어지지 않게 — 선행 과제는 원래 실패가 잦습니다. 관문이 있어야 가망 없는 과제를 일찍 멈추고, 남은 돈을 될 과제에 모을 수 있습니다.
  • 기술 공백을 늦게 알지 않게 — 경쟁사가 먼저 가진 기술을 뒤늦게 알면 따라잡는 데 몇 년이 걸립니다. 정기적인 발굴은 조기 경보 역할을 합니다.
  • 연구가 제품까지 가게 — 연구 결과가 제품팀으로 넘어가지 못하고 사라지는 구간을 '죽음의 계곡'이라 부릅니다. 이관 단계를 처음부터 설계에 넣어야 건널 수 있습니다.

제가 맡은 일

문제

본사는 당장 팔 제품에 집중하느라 몇 년 뒤를 보는 선행기술에 투자하기 어려웠습니다. 해외 연구소마다 선행 연구는 했지만 본사 제품으로 이어지는 통로가 없었고, 과제를 고르는 기준도 거점마다 달랐습니다.

맡은 역할

모든 해외 연구소를 대상으로 하는 선행기술 상용화 프로그램 「글로벌 넘버 원」을 처음부터 기획하고 운영했습니다. 착수·검토·완료 단계마다 CTO에게 보고했습니다.

접근

연구소별 선행기술을 조사해 2~3년 안에 상용화할 수 있는 과제를 고르고, 인큐베이팅한 뒤 사업부로 이어 주었습니다. 과제는 바깥에서 찾는 개방형과 제품 로드맵에서 거꾸로 짚는 전략형으로 나눴고, 어느 연구소에 맡길지는 기존 과제와의 연관성·인력 수준·대외 환경(규제·표준, 보안 제약)을 함께 보고 정했습니다.

결과

첫해 발굴한 10건(개방 2·전략 8)은 기술이 무르익으면서 시간을 두고 절반인 5건이 상용화로 이어졌습니다. 초기에는 일부만 제품이 됐지만, 과제 수와 지원 규모가 늘고 운영이 다듬어지면서 상용화 비율도 절반 수준까지 올라갔습니다. 공개된 사례로는 영국 연구소의 연합학습(Federated Learning) 기술이 빅스비에 적용됐습니다.

핵심 결정과 이유

  1. 대상을 「2~3년 안에 상용화할 수 있는 기술」로 정했다 — 너무 먼 기술은 제품팀이 받을 수 없고 가까운 기술은 사업부가 직접 합니다. 본사가 상품화에 집중하는 동안 비어 있던 그 사이 구간이 해외 연구소가 가치를 내는 자리였습니다.
  2. 과제를 맡길 연구소를 세 기준으로 골랐다 — 기존 과제와 이어져야 속도가 나고, 인력 수준이 결과를 정하고, 나라마다 규제·표준·보안 제약이 달랐습니다(예: 미국은 미 규제·표준에 유리, 일부 국가는 보안 기술 과제 불가).
  3. 단기 비용이 커도 연합학습에 투자하자고 설득했다 — 디바이스 회사에게는 온디바이스 AI가 가장 중요하고, 그 핵심이 연합학습입니다. 기기에서 배운 핵심 값으로 본 모델을 다시 학습·재배포해 품질이 계속 좋아지는 구조입니다.

배운 것

지금 다시 한다면 「선행」이라고 주제를 너무 열어 두지 않고, 본사가 가려는 방향과 실제로 고민하는 문제를 처음부터 더 적극적으로 받아 과제를 정하겠습니다. 선행 과제가 제품까지 가는지는 연구의 질만큼 누구의 질문에서 출발했는가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Exhibit 1
발굴한 과제의 절반이 제품에 들어갔습니다
발굴10개방 기술 2전략 기술 8상용화510건 중 5건
사각형 1개 = 첫해 발굴 과제 1건. 시간이 지나며 상용화된 건을 합산 · 상용화된 5건이 어느 영역인지는 구분하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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